4월 9일 제18대 국회의원선거 참여 인증
이미 선거 결과도 다 나온 상태이고, 지금 시점에서 한물 간 떡밥입니다만… 여하튼 4월 9일에 선거하고 왔습니다. 키 190cm 넘는 친구가 하룻밤 묵고 가는 바람에 폭격 맞은듯한 상태의 부엌을 뒤로하고 심난하게 집을 나와보니, 하늘에서는 비가 오고 있더군요. 선거장소인 동사무소가 은근히 먼 거리라서 살짝 귀찮기도 했습니다만, 그래도 어떡합니까. 가야죠. 특히 이번 선거를 통해서 각종 코미디를 연출한 분들께 만분지일이라도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선거장은 역시나 한산하더군요. 오후 5시 즈음해서 갔기 때문에 마감 시점과 가까워서 사람들이 꽤 있겠지 싶었는데 바로 기표소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기표소 안에 들어가니 '투표한 용지의 사진을 찍는 것은 선거법 위반입니다'라는 말이 붙어있어서 그걸 보고 '그럼 선거용지 후보명·정당명 칸에 도장이 찍히기 직전의 모습을 찍는 건 괜찮은가?'라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 선거를 마쳤습니다.
투표함에 선거용지를 넣고 나니 그 말 많던 투표확인증을 주더군요. 국공립 이용 할인권(이라고 하지만 할인되는 곳은 거의 없어서 말이 많은 물건이죠)을 대충 받아서 왔습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 보니 확인증이 두장이더군요 -_-;; 서로 붙어있어서 몰랐었습니다. 한 장도 쓸 일은 없을듯하지만 받아온 김에 인증샷이나 한 장 찍어봅니다.
p.s. 정치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 괜히 별 사람들이 다 와서 머리 아플까 봐 그냥 조용히 있으려고 했는데, 친박연대라는 분들에 대해서는 한 마디 하고 넘어가야 할 듯싶습니다. 이제 선거도 끝났으니 선관위에 호출당할 일도 없겠지요. 정말 친박연대라는 당이 생기고 그 당이 14석이나 의석을 확보했다는 건 세계 정치사에서 두고두고 코미디가 될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유명한 히틀러조차 '민족 사회주의 독일 노동자당'이라는 이름을 사용했지 '히틀러당'이 아니었고, 후세인도 '바트당'이라는 이름을 사용했지 '후세인당'이라는 명칭 따위 쓰지 않았습니다. 굳이 멀리 갈 필요도 없이, 우리나라 바로 위에 있는 모 봉건제사회주의 국가에서도 '조선노동당'이라는 명칭을 쓰고 있습니다. 근데 친박연대라니…… 무슨 팬클럽입니까.
하긴 팬클럽 회장을 그 스타가 직접 맡는 경우는 없으니, 박근혜 없는 친박연대도 정당보다는 팬클럽에 가깝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거기다 정당의 제일 기본적인 정의에 의거하면 친박연대는 절대 정당이라고 부를 수 없는 단체이니, 이건 분명 팬클럽이구나라는 생각이 더욱 강해집니다.) 일개 팬클럽이 그 명칭 그대로 정치에 참여할 수 있게 유권해석을 해준 선관위나, 해당 팬클럽 임원(?)들을 신나서 뽑아준 국민들을 보고 있으면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도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발달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차라리 저 단체가 차라리 진짜 팬클럽이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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