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31일 촛불집회 후기
1. 미국 쇠고기 협상은 국민 건강에 위험하다.
2. 위험하지 않다고 해도 과정과 조건이 잘못되었다.
3. 과정과 조건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해도 협상 후 국민과의 의사소통 과정이 잘못되었다.
계속 걸어서 사직공원쯤 가니 버스와 전경들이 길을 막고 있었습니다. 그 앞쪽에서는 먼저 오신 분들이 사물놀이를 하고 계시더군요. 그 뒤 아파트단지 근처에서 친구와 대기하며 다른 분들이 계속 오가시는 걸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그제처럼 오늘도 이쯤에서 멈추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래쪽 전경들이 길을 막고 있는 부분을 돌아 집에 왔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난 후, 간밤에 일어났던 참상을 보고 놀랐습니다. 소화기 분사와 물대포까지는 인터넷과 MBC 뉴스속보를 보아 알고 있었지만, 아침에 보니 전의경들이 그 물대포를 사람들에게 조준해서 쏴댔더군요. 실명한 사람이 있다는 소식도 들리고, 전경들이 기왓장을 던졌다는 소리도 들렸습니다. 게다가 경찰특공대라니…… 테러 났을 때 쓰라고 세금으로 만들어준 집단으로 국민들을 개 패듯이 쳐 잡는 게 말이 됩니까.
전의경들도 너무하네요. 적어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국방의 의무이니 너희도 어쩔 수 없이 하는거겠지.'라는 모습과는 거리가 멉니다. 혹시 그쪽에서 우리도 맞는 거 있는데 방송이 안 되는 것뿐이다, 시위대가 격렬하게 폭동을 일으켜 강경 진압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할까 봐 미리 말해둡니다. 인터넷 보시면 노약자·여성·장애인은 안 걸리게 때리라는 영상부터 위 영상처럼 개인적 감정으로 때리는 화면, 물대포 사람한테 정조준해서 쏴대는 화면, 넘어진 시민을 두세 명이 잡고 구타하는 화면 등 80년대 광주 사진이라고 해도 믿길 풍경이 곳곳에 널려있습니다. 하긴 전의경들은 이런 비난 신경 안 써도 되겠네요. 저렇게 패대고 이다음에 문제가 되면 명령받은 대로 했을 뿐이라고 변명하면 되니까요. 80년대 광주에 투입된 공수부대처럼요.
에휴…… 화가 나서 썼지만 사실 전의경 가신 분들도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위에서 시키면 시키는대로 할 수밖에 없고, 제대로 된 말을 안 전해주는데 무슨 수로 지금 상황을 알겠으며, 전의경이 아니라도 잠 못 자고 몸 피로하면 신경 날카로워지는 건 누구라도 똑같겠지요. 잠시 울컥하기는 했으나, 사실 이 문제는 전의경과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그 위에 있는 놈들 책임이겠죠 이건. 잠시나마 비난을 들어야 했던 전의경 분들께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어쩔 수 없겠죠. 그쪽은 계속 막고 이쪽은 계속 모이는 수밖에…….
갑자년이라고 전국적으로 쥐가 기승입니다. 올해 초에는 어린쥐가 기승을 부리더니 활동이 점점 격해져서 각지에서 사고가 일어나고, 이제는 미국에서 전염병까지 전염시켜오려고 합니다(분명 일본에서 넘어온 쥐라고 들었는데, 왜 미국산 전염병이 번지는지는 모르겠'읍'니다). 쥐잡으라고 비싼 돈 주고 키우던 고양이들은 도리어 주인을 물고 지들이 잘했다고 울부짖고 있고, 언론에서는 쥐도 생명인데 존중해줘야 한다, 지난 잃어버린 10년간 침해받은 쥐의 생명권을 보장하라는 개소리를 지껄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쥐 잡으러 나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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