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익 추구는 옳은 행동이지요
요즘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고 있으면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하나하나 붙잡고 이야기하면 너무 이야기할 것도 많고, 편집증에 걸린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을까 겁이 날 정도이니까요. 제 생전에 '작은 잘못을 큰 잘못으로 덮고, 거짓말을 더 큰 거짓말로 덮는 짓거리를 이렇게나 많이 목격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래도 이 나라가 어느 정도 상식이 통하는 나라가 되었다는 엄청난 착각을 하고 있었으니까요 ㅋㅋ 이거 워낙 여기저기서 기다렸다는 듯이 터지는 일이 많아서 예전만 같아도 큰 사회적 이슈가 될 일들이 이제 아무렇지도 않게 여겨지고 있네요. 그냥 아무 신경도 쓰지 않고 봐도 못 본 척, 알아도 모른 척 넘어가고 싶어질 정도입니다……
국회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보여주는 민주주의의 정신과 거리가 먼 '민주적' 절차 준수 행태를 보아도, 선택적인 법 적용 및 최대한의 유기적인 해석을 통한 이중 잣대를 들이대는 검찰과 사법부도 그렇고, 영혼이라고는 없어 보이는 행정부의 정책 집행을 보아도, 그리고 사회적인 필요함을 인질로 진입장벽을 쌓고 그 안에서 독점이익을 누리며 계속해서 이익을 지키기 위해 그 모든 것을 뒷받침해 주는 각종 이익집단도, 그리고 이러한 모든 행태를 받아들이도록 여론을 조작하는 언론 매체까지…… 와핫 이거 이야기하고 보니 정말 엄청난 크기로군요. 사회 전반적으로 주류 제도권 전체가 포함되네요. 이거 또 이렇게 써 놓기만 하면 글을 보고 '반사회적 사상을 가진 인물' 또는 '지 혼자 잘난 척하는 인간'으로 보일 소지가 다분하니 약간의 부연설명을 붙여야만 하겠습니다.
저는 인간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기본적으로 부정하지 않아요. 물론 그 이익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필요할 테니, 조금 더 자세하게 '자신의 이익'을 '자신이 원하는 것'정도로 풀어서 이야기하면 되겠네요. 물론 그 '원하는 것'이라고 불리는 놈은, 어느 정도의 계량은 가능하지만 정확한 정도를 측정할 수는 없겠죠. 예를 들어 8000원을 내고 영화를 한 편 볼 경우, 실제로 영화를 보는 사람은 겉으로 드러나는 자원상황만으로 말할 경우 8000원의 돈과 1~2시간을 잃어버렸을 뿐이겠지요. 하지만 영화가 자신이 기대하는 수준이었을 경우, 돈과 시간을 낭비했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게다가 같은 영화라고 해서 다 똑같은 재미를 느끼는 것도 아니고요. 이처럼 사익이라는 것은 특정한 인간이 가치가 있다고 인식하기는 하지만, 구체화하기는 매우 힘든 것입니다. 경제학에서는 효용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그리고 인간이 가능한 한 이 이익을 최대한 크게 원하고, 그것을 추구하는 것 역시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들 가지고 싶은 물건을 다 가지고, 원하는 대로 사용하고, 그것으로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면 좋잖아요.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그리고 그러한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 해 노력하는 당신의 행동은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입니까. 이건 생명체라면 다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단 인간의 경우 그 '원하는 것'의 범주와 양이 좀 많기는 하지만요 -_-a 어쨌든 이와 같은 동기가 없다면 인간의 생존 동인이 사라졌을 테죠. 아마 팬더처럼 멸종의 위기에 처하거나 이미 멸종되었을 수도 있었겠지요.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지금과 같은 물질적·정신적 풍요를 누리고 있지는 못했을 테고요.
그리고 이러한 목적을 위해 집단을 이루는 것 역시 당연히 옳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식물이건 짐승이건 인간이건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서 뭉쳐 집단을 이루는 것은 자연스럽게 보이는 모습이잖아요. 그 과정에서 집단에 속하지 못하는 타자들이 강제적으로 배제되는 것 역시 자연적인 모습입니다. 말도 하지 못하고 움직이지 못하는 나무조차 자신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부분에 다른 식물이 자라는 것을 막기 위해 독성 물질을 내보내는데, 움직일 수 있는 데다 뛰어난 지능을 지니고 있는 인간이 그것보다 더한 행동을 하면 했지 덜한 행동을 하진 않겠지요. 생존을 위해서 방해가 되는 타자의 자원과 생명을 거침없이 빼앗는 행동은 생명체라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니 굳이 인간만을 비난할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 집단 내에서, 위치나 힘 등으로 인해 집단 전체가 확보한 자원을 차등적으로 분배하는 것 역시 이해할 수 있는 일입니다. 포유류들의 군집이나 영장류 무리만 보아도 이러한 모습이 나타나잖아요. 침팬지는 우두머리가 제일 먼저 음식을 먹고, 바다사자의 경우 우두머리 수컷이 무리 전체의 암컷을 차지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자원이 불균등하게 배분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무리 전체의 생존에 도움이 되지 않는 개체는, 짐승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무리에서 배제해 버리는 모습도 흔히 나타납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멀쩡한 개체를 다른 개체들이 간신히 살아갈 정도로 부려먹고 극히 일분의 자원을 나누어 주는 모습은, 제가 아는 한 인간을 제외한 그 어느 동물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대표적으로 노예제도를 생각하면 될 듯하네요. 같은 집단을 이루는 개체를 아예 배제하는 것도 아니고, 그 개체의 능력만을 최대한 이용해 먹는 '비인간적인' 행태는 역설적으로 인간에서만 찾아볼 수 있군요. 인간 사회에서 이렇게 노예제도가 나타난 것이 사유 재산 제도가 생겨난 이후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사유 재산이라는 개념이 생겨난 이후로 인간 집단은 생명체 중에 제일 악랄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러한 '사유재산'이 생겨난 이유는 인간 개인이 가질 수 있는 힘이 도구로 인해 크게 차등화되어 각 개체의 우위가 크게 벌어진 것과 화폐제도의 발달로 가치를 반영구적으로 보관할 수 있게 된 것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만, 이것까지 쓰면 글이 지나치게 안드로메다로 가네요. 나중에 적당히 따로 주제를 잡아 생각을 해보아야겠습니다.
별 쓸데없이 말이 주절주절 길었네요. 옆에 있는 우유와 오뜨 세 개를 먹고 나니 갑자기 글쓰기가 귀찮아집니다 ㅋㅋ 간단히 말해서, 지금 저렇게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모습들은 지극히 당연하고 이해할 수 있는 행태라는 것입니다. 단지 아쉬운 건 그러한 사익 추구의 성질을 공익과 부합시키지 못하는 현실과, 공익을 추구하는 쪽이 더 큰 사익을 보장해 준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당장의 이익만 좇는 모습, 그리고 최종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모두 속여서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당신들에게도 이익이라고 당당하게 거짓말을 하는 것과 그것에 속아 넘어가는 사람들 등이 매우 답답할 뿐이지요. 아 배부르니까 글이 급 마무리되네요 -_-ㅋ 의무도 아니고, 좋아서 쓰는 글인데 귀찮으면 정리해야죠. 예전에는 저러한 모습을 보고 분개하면 흔히 철이 덜 들었다느니, 사회를 아직 모른다느니, 어른들만의 사정이 있다느니 하는 말을 들었었던 기억이 납니다. 음 저도 이제 법적으로는 성인인데, 아직 철이 들지 못한 것인지 사회의 냉혹함을 몰라서 그러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네요. 그냥 저도 사익 추구를 위해서 온 에너지를 투자하고, 저런 것은 신경 쓰지 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만 -_-;; 그러한 행동이 지금의 제 세대들을 88만원 인생으로 만드는 데 엄청난 도움을 주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럴 수도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합리적 무시 이론 따위, 가지고 있는 최대한의 여유를 이용하여 부정해 보도록 하죠 ㅋ 아무리 배부르게 살아도 짐승들도 만들지 않는 야만적인 사회에서 살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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